마태복음 5:38-42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 가운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약의율법을 새롭게 해석하셨다. 이 말씀은 보복을 정당화하려는 규정이아니라, 인간의 죄된 본성 때문에 폭력이 끝없이 확산되지 않도록 제어하기 위한 하나님의 지혜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자기 의를 위한 근거로 삼아, 악을 악으로 갚는 정당한 이유로 오해했다.
예수님은 그 율법의 본래 의미를 회복시키며, 제자들에게 전혀 다른반응을 요구하신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는 말씀은 무조건적인 무저항주의가 아니라, 개인적인 모욕과 수치의 상황에서 복수의악순환을 끊고, 자비와 사랑으로 대하라는 초청이다.
오른뺨을 맞는 것은 모욕을 의미하고, 속옷을 빼앗기려는 것은 수치를 주려는 행위이며, 억지로 짐을 지우는 것은 권력 아래에서의 굴욕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모욕과 굴욕의 자리에서조차 사랑과 인내로 반응하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자기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대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복수는 하나님께 속한 일이다. 인간은 타락했기에 완전한 정의를 세울 수 없다. 다윗이 사울을 죽이지 않고 하나님께 맡겼던 것처럼, 신자는 하나님의 공의를 신뢰하며 기다려야 한다. 예수님 자신이 바로그 모범이다. 침 뱉음과 폭력을 당하셨으나 보복하지 않으셨고, 옷이벗겨지고 조롱당하셨으나 침묵으로 순종하셨다. “공의로 심판하시는 이에게 자신을 맡기셨다”는 베드로의 고백처럼, 예수님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셨다.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세상의 무기—분노, 보복, 명예욕—으로 하는것이 아니라, 사랑, 온유, 긍휼로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 세상과 반대 방향으로 살아간다. 복수 대신 용서, 폭력 대신 친절, 증오대신 사랑으로 세상을 이긴다.
이 길은 쉽지 않다. 그러나 예수님은 “의를 위하여 박해받는 자는 복이 있다”고 하셨다. 하늘의 상은 이 땅의 어떤 보상보다 크다. 그러므로 신자는 억울함 속에서도 기뻐하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악을 이겨야 한다. 로마서 12장의 말씀처럼, 원수가 굶주리면 먹이고, 목말라하면 마실 것을 주며, “악에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삶이 하나님 나라의 방식이다.
결국, 마태복음 5:38–42는 단순한 도덕 교훈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의 존재 방식을 보여준다.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예수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가능한 삶이다. 예수님처럼 자신을 내어주고, 하나님께 맡기며,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사는삶—그것이 참된 제자도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