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26/07/12 “네 믿음이” (마태복음 9:18-26)
마태복음 9:18-26
마태복음 9장 18-26절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는 사건과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인을 고치시는 사건을 하나의 이야기로엮어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태는 이 두 사건을 샌드위치 구조로 배열하여 서로 다른 두 기적이 아니라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두 사람 모두 인간적으로는 더 이상 소망을 찾을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있었지만,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왔고 놀라운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본문은 처음 읽을 때 두 사람의믿음을 강조하는 말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태가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의 믿음의 크기가 아니라 그 믿음의 대상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 하는 사실입니다.
회당장은 이미 딸이 죽은 상황에서 예수님께 찾아와 자신의 딸에게손을 얹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러나 율법에 따르면 죽은 시체를 만지는 것은 자신도 부정하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회당장으로서 누구보다 율법을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절망 가운데 예수님께 나아와 자신의 딸의 죽음과 부정함을 대신담당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놀라운 것은 예수님께서 그의 부족하고연약한 믿음을 책망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즉시 일어나그의 집으로 향하십니다. 마태는 여기에서 '예수께서 일어나셨다'는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합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행동뿐 아니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부활을 가리킬 때에도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일어나 회당장을 따라가시는모습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시고, 마침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실 메시아의 사역을 미리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이야기 중간에 삽입된 혈루증 여인의 사건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열두 해 동안 병으로 고통받던 여인은 수많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점점 더 악화되었고, 율법적으로도 부정한 사람으로 살아야했기에 하나님과 공동체로부터 멀어진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옷자락만 만져도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갑니다. 그러나 율법의 기준으로 보면 그녀가 예수님의 옷을만지는 순간 예수님께 부정함이 전가되어야 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녀 역시 자신의 부정함을 예수님께 넘기는 행동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정반대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부정하게 되신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거룩하심이 그녀의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병만 고쳐 주신 것이 아니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언하시며 육체의 치유를 넘어 영혼의구원과 하나님 백성으로의 회복까지 허락하셨습니다.
결국 이 두 사건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미리 보여 주는표지입니다. 회당장의 요청도, 혈루증 여인의 행동도 결과적으로는우리의 죄와 부정함과 죽음을 예수님께서 대신 담당하실 구속 사역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와 죽음을 피하지 않으시고기꺼이 담당하셨으며,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죄와 사망의 권세를 완전히 이기셨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더 큰 믿음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연약하고 부족하며 때로는자기중심적인 믿음이라 할지라도 예수님께 나아오라고 초청하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믿음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연약한 믿음까지도 받아 주시고 십자가의 은혜로 완성하시는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자신의 죄와연약함을 숨기지 말고 담대히 주님께 나아갈 때, 우리의 부정함을 대신 담당하시고 자신의 의와 생명을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붙들며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