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5/08/17 마태복음 강해 15 “이 땅의 소금; 세상의 빛”
마태복음 5:13-16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치셨다. 팔복에 이어 주신 말씀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빛이라”는 선언이다. 주님은 “소금과 빛이 되라”고 명령하신 것이아니라, 이미 제자들이 그런 존재라고 선포하셨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곧 우리가 누구인가,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주어진 정체성에서 흘러나온다.
소금은 고대 사회에서 귀중하고 필수적인 것이었다. 음식의 맛을 내고, 인체에 꼭 필요하며, 부패를 막아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세상에서 그런 존재라고 말씀하신다. 죄와 타락은 세상 속에서 퍼지고 확산되지만,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지체시키고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세상은 예수님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소금이라고 부르심으로써,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사명을 맡기신 것이다. 소금이 짠맛을 잃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세상 속에서 그 맛을 나타내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소금으로 존재하면서도짠맛을 드러내지 못하는,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위험을 경계해야한다.
빛도 마찬가지다. 성경은 일관되게 예수님이 세상의 빛이라고 증언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도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말씀하신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빛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기에 그 빛이 우리를 통해 드러난다는 뜻이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내려왔을 때 얼굴에 하나님의 광채가 비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그러나 성령으로우리 안에 거하시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영원히 드러내시는빛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빛을 반사하는 존재가 아니라, 빛을 소유한 등불이며, 세상 가운데 그 빛을 드러내야 한다. 빛을 덮어 두면 안되고, 세상 사람들이 그 빛을 보고 하나님께로 나아오게 해야 한다.
이 말씀은 몇 가지 중요한 적용으로 이어진다.첫째,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부패가 더 심해지는 것을 막는 자들이다. 성경은 세상이 점점 더 악해질 것을 경고한다. 우리는 세상을 천국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소금으로서 악의 속도를 늦추고 억제할 수 있다. 작은 자리에서 신실하게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둘째, 교회 공동체는 사람들이 길을 잃었을 때 찾을 수 있는 빛이 되어야 한다. 산 위에 있는 도시는 감출 수 없고, 어둠 속을 헤매는 이들이 그 빛을 따라간다.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 사람들이도움을 얻고 소망을 발견할 수 있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셋째, 우리는 진리를 드러내야 한다. 세상이 무엇이 선하고 영원한가치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삶으로 그 빛을 비추어야 한다. 어둠 속에 있는 세상이 우리를 통해 진리를 보게 해야 한다.넷째, 선한 행실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해야 한다. 예수님은 단순히 전도의 열심을 말씀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삶과 행실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을 보게 하라고 하신다. 우리의 선한 삶은 하나님을 드러내는 통로다.
이 모든 것은 단순히 윤리적인 교훈이 아니다. 예수님이 먼저 우리를소금과 빛으로 부르셨다는 정체성 선언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과 같은 가치와 문화를 따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예수님께서우리를 세상 가운데 두신 것은 세상과 동화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맛과 빛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것은 쉬운 길이 아니다. 모두가 따르는 길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은어렵고 때로는 고립을 가져온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평범한 존재로 남겨두지 않으시고, 소금과 빛으로 세우셨다. 따라서 우리의 말과행동, 생각과 생활방식까지도 하나님을 드러내야 한다. 세상이 우리를 통해 하나님을 보도록 살아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삶이며, 예수님께서 주신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