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26/06/14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마태복음 8:28-34)
마태복음 8:28-34
예수님께서는 가다라 지방에서 귀신 들린 두 사람을 만나셨다. 그들은 너무 사나워서 아무도 그 길을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였고, 사회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님을 보자마자 예수님을 향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매우아이러니한 장면이다. 제자들은 아직 예수님이 누구신지 온전히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귀신들은 이미 예수님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고백은 예수님을 경배하는 믿음의 고백이 아니었다. 광야에서 예수님을 시험하던 마귀도 끊임없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사탄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부인한적이 없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셔서 순종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시는 것을 막고 싶어 했다. 예수님께서 인자로 오셔서 인간을 대신해 순종하시고 죽으시는 것이야말로 구원의 핵심이기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자신을 "인자"라고 부르셨다. 하나님이신 그분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낮아지셨고, 끝까지 순종하심으로 십자가를 지셨으며, 그 길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이루어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을 단지 능력을 행하시는 분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으로만 예수님을 찾는 신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능력을 이용하여 내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낮아지심과 순종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을 따라가는것이다. 나를 높이려는 옛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내 뜻보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자의 삶이다.
또한 오늘 본문은 하나님 나라와 사탄의 나라 사이의 영적 전쟁을 보여 준다. 귀신들은 예수님께 돼지 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예수님께서 허락하시자 돼지 떼는 바다로 달려가 몰살하였다. 이장면은 단순히 귀신을 쫓아내는 사건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들어가신 데가볼리 지역은 우상 숭배와 이방 종교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던곳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보다 우상을 의지하며 살아가고있었고, 사탄의 권세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던 지역이었다.
그런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서 그 땅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돼지 떼의 몰살을 통해 장차 사탄의 나라가 맞이할 최후를 보여 주셨다. 귀신들이 "때가 되기 전에 우리를 괴롭히려고 오셨습니까?"라고 외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패배가 결정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아직 최후의 심판은 오지 않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왕이 오셨고 그 통치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며 악이 더 강해 보인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가치관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고, 죄와 불의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 준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승패는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와 부활을통해 이미 승리하셨다. 사탄은 이미 패배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승리하신 왕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세상의 우상과 죄의 유혹에 맞서며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은 한 영혼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보여 준다. 예수님께서는 큰 풍랑을 뚫고 호수 건너편까지 오셨다. 육체적으로도 매우 지치신 상태였다. 그런데 그 힘든 여정을 통해 하신 일은 오직 귀신 들린 두 사람을 만나시는 것이었다. 대규모 집회를 여신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적을 베푸신 것도 아니다. 세상이 버린 두 사람을 찾아가 자유롭게 하시고 다시 돌아가셨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비효율적인 사역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나라의 기준은 다르다. 예수님께서는 숫자보다 영혼을 보셨고, 군중보다 한 사람을 보셨다. 사람들이 가치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가장귀하게 여기셨다. 모두가 포기한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풍랑을 뚫고 그들을 찾아오셨고, 사탄의 권세가 지배하는 땅 한가운데까지 들어가 그들을 자유롭게 하셨다.
우리 역시 죄와 사탄의 권세 아래 있던 사람들이었다. 우리 역시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셨다. 하늘의 영광을 버리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으며,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 주셨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셨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크고 화려한 일만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사역만 가치 있다고생각해서도 안 된다. 예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한 영혼을 우리도귀하게 여겨야 한다. 세상은 포기했지만 하나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으신 사람들을 향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수고를 드려서라도 한 영혼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능력의 주님만을 찾는 사람이 아니다.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을 따라가는 사람이다. 이미 승리하신 왕을신뢰하며 세상의 우상과 맞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한 영혼을 동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