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요약

마태복음 6:9–10 “주의 이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셨습니다. 기도의 대상이 누구이신지를 먼저 분명히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세 가지 하나님 중심의 간구가 나오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주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입니다.

“거룩하게 하다”는 말은 어떤 것을 구별하여 존귀하게 여기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원어로 보면 이 문장은 “주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게 하옵소서”라는 수동태의 간구입니다. 즉, 우리가하나님께 요청드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받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 자신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이름은그 존재의 본질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랑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경멸하는 것은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이름 안에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대표적인 이름인 “여호와”는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모세에게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스스로 밝히신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하나님께서 스스로 존재하시며, 어떤 피조물이나 상황에 의존하지 않으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며, 세상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십니다. 비록 우리의 눈에는 때때로 그분의 빛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시며주권적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 불변하신 하나님의 이름이 세상에서 어떻게 취급받는지는우리, 하나님의 백성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를 보고 하나님의 이름을 판단합니다. 우리가 사랑과 진실, 겸손과 믿음으로 살면, 사람들은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지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기적이고 불순종하며 하나님을 잊고 산다면, 세상은 하나님의 이름을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삶은 곧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이 모욕당하는 것을 참지 못해 골리앗앞에 나섰습니다. 그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의 이름이 높임받을 때 기뻐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산다는 것은 단지 신앙적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 목적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창조되었고, 구원받았으며, 지금도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본래 목적을 놓치고 사는 것입니다.

“주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라는 기도는 하나님이 크시고 우리는작음을 인정하는 겸손의 고백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우리는 자신의 죄와 불완전함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사랑은 불완전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완전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깨달을때, 우리는 은혜 없이는 설 수 없는 죄인임을 인정하게 되고, 그 자각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듭니다.

그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게 하셨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반드시 심판하시지만, 동시에 우리를 용서하시기 위해 아들을 내어주셨습니다.

이 은혜를 깨닫는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을 위해 살 수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를 위해 죽으신 그분을 위해 살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세상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편지”가 됩니다. 우리의말과 행동이 곧 하나님의 이름을 세상에 전하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라는 기도는 단순한 문장이아니라, 신앙의 중심 고백이며, 삶의 방향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말과 행동, 결정과 삶 전체 속에서 존귀히 여김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교만이나 무관심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가리우는 편지가아니라, 겸손과 사랑, 믿음으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는 편지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은혜와 사랑, 그리고 진리는 우리가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주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 이것이 우리의 기도이자, 고백이자, 삶의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