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4:1-4 "광야의 시험 I"
마태복음 4:1–4은 예수께서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나가 40일 동안금식하신 후,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는 장면을 보여준다. 예수님은굶주리신 상태에서 돌을 떡으로 만들어 먹으라는 사탄의 제안을 받지만, 그 시험을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말씀으로 거절하신다. 이 장면은 단순한 능력 시현의 문제를 넘어,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며 그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길을 걸을것인가 하는 깊은 순종의 문제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후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평하며 만나 외에다른 것을 요구하던 장면이 이 배경에 깔려 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날마다 필요한 양식만을 주시며, 자신을 신뢰하도록 훈련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보다 눈앞의 현실과 욕망을 선택하려 했다. 예수는 이스라엘이 실패한 자리에서 순종하시며, 하나님의 아들로서 온전한 길을 걸으신다.
돌을 떡으로 바꾸는 일이 본질적으로 나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잘못된 이유는 하나님의 약속과 때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뜻과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아버지의 길을 거부하고 자기 길을 선택하는 행위이며, 결과적으로는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된다. 또한 이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보다, 자신의 배고픔을 채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며, 먹는 일조차도 하나님을 높이는 예배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나는 것이다.
사탄의 유혹은 늘 우리의 연약함을 이용해 다가온다. 때로는 그 유혹이 당장 우리 편인 것처럼 보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려는 것처럼 가장된다. 그러나 그 유혹의 본질은 하나님보다 다른 것을 더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데 있다. 마치 에덴동산에서 하와에게 다가왔듯, 사탄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원하는 것을스스로 얻으라고 유혹한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리는 길은 때로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은 하나님을 단지 필요를 채워주는 수단으로여기지 않고, 하나님 자신을 갈망하는 데서 시작된다. 풍요와 편안함, 성공이나 안정 같은 것들이 신앙의 목적이 될 때, 우리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게 된다. 참된 복음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실 수 있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아버지의 임재를 바라보며 사탄의 속임수를 거절하셨다. 그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육신의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의 관계와 아버지의 뜻을 따라가는 삶이었다. 이 길은십자가의 고난까지 이어지는 길이었지만, 예수는 끝까지 아버지를신뢰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며 사는 삶, 그것이 생명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참된 길이다.